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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F1 경주 유치 목적 - 자동차 레이싱 경제효과

by 3sun 2008. 10. 12.
F1 머신이 한국에 온 까닭은?
지난 10 4,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과 전남 광주도청 앞 금남로 자동차 굉음으로 요란한 하루를 보냈다. 전라남도와 포뮬러원(이하 F1) 한국 그랑프리 운영법인 KAVO F1 한국 대회 유치 확정 2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F1 시티쇼크행사 때문이다.

인기 가수의 출연 때문인지 BMW Sauber F1팀의 드라이버인 닉 하이드펠트(Nick Heidfelt)를 보기 위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서울에는 2만명, 광주에는 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성공했다. 이 행사를 위해 일본에 짐을 풀고 행사 당일 새벽 비행기를 통해 한국으로 왔다고 한다.

고생(?)한건 비단 BMW Sauber F1팀 만이 아니다. 행사 취재를 위해 방문한 서울 삼성동 일대는 아침부터 행사를 위해 길을 막아놓은 탓에 영문도 모르고 영동대교 남단, 경기고 방면에서 학여울 방면으로 향한 차들은 극심한 정체를 겪어야만 했다. 이렇게 무리해서 혼잡한 주말에 이번 행사를 강행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세계 3대 스포츠 F1, 국내에선 모르는 이가 태반
F1
경기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로 꼽히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아직까지 올림픽, 월드컵 경기에 비해 시청자나 팬이 적다. 끈끈한 정으로 뭉쳐 하나의 팀을 이뤄 우승을 이끌어 내는 단체 경기에 익숙한 국내 정서상 자동차와 드라이버가 기술과 정신력 만으로 승리해야 하는 모터스포츠에는 익숙치 못한 것이 현실이다.

포뮬러원(Formula One)은 운전석 하나에 바퀴가 겉으로 드러난 오픈휠 형식의 포뮬러 자동차 경주 중 가장 수준이 높은 대회다. 공식 명칭은 FIA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십(FIA 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이고 흔히 F1이라 부른다. 공식적으로 1950년부터 시작됐으니 자동차 경주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다.

경기 규정 역시 오랜 경주 역사를 뒷받침 하듯 까다롭다. 최근들어 환경 문제로 인해 바이오 연료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규정이 있고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경우 의무 사용회수를 넘지 못할 경우 출발할 때 불이익(패널티)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모른다. 반면에 축구의 패널티 킥이나 레슬링의 패시브를 모르는 이는 드물지 않은가?

물론 행사 자체로는 자동차 마니아 입장에서 상당히 아쉬웠던 행사였다. 대대적인 광고에도 불구하고 당일 행사장에서 F1 머신의 위력(!)을 체험한 시간은 불과 10. ‘맛만 보여주는 식의 감질나는 행사임에는 틀림없다. F1의 까다로운 경기 규정을 알려주는 것 보다는 일단 F1이 무엇인지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했다.

진행자의 F1 머신 스펙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굉음에 가까운 2,400cc V8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음은 듣는 이를 순간 소름 돋게 만들 정도로 짜릿하다. 일단 그곳에 온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그때의 짜릿함을 잊지 못하고 F1 경기장을 찾을 테니까. 복잡한 매커니즘이나 경기 규칙, 포인트 제도는 관람전에 숙지하면 그만이다.


F1 경기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돈이 되니까!’
기타 경기 규칙이나 관람 방법은 추후 알아보도록 하고 오늘은 왜 F1 경기 홍보에 열을 올리는지 알아보자.

국가 단위로 경기를 유치하는 올림픽, 월드컵과는 달리 F1 경기는 전라남도가 관광레저도시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에 발맞춰선진국형 레저스포츠인 모터스포츠를 육성해 지역 경제의 균등 발전과 그에 따른 경제파급효과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솔직히 단발성 스포츠 경기 대회 유치는 일시적인 경제적인 효과만을 가져온다. 일단 경기장 건립에 막대한 금액이 투자되고 그에 따른 시설 확충으로도 천문학적인 금액이 소요된다. 언제 다시 치러질지도 모르는 경기를 위해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F1 경기는 다르다. 일단 2010 F1 경기 개최를 시작으로 7년간 매년 경기가 치러진다. 게다가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지역마다 경기장을 지을 필요도 없다. F1 경기 개최 국가당 한 개의 서킷이면 경기를 치르는데 지장이 없다.

전세계 F1 시청자수는 184개국 6억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마다 1천만명씩 증가 추세라고 하니 방송중계를 통한 수익은 천문학적이다. 여기에 팀당 2대씩 출전하는 F1 머신에는 15,000만달러의 광고가 붙는다. 일례로 2006 10월 은퇴한 미하엘 슈마허의 경우 연봉을 포함해 스폰서 비용으로 연간 8,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한다. 자그마치 연간 27조원이 움직이는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중국 상하이 서킷의 경우 투자회수율 27%라는 경이적인 수치로 2004년 대회 유치 후 만 3년만에 투자 금액 전액을 회수했다. 이제는 완벽하게 자리를 잡아 1년에 한번 걸리는 경기만으로 서킷 공사 비용의 절반 가량을 수익으로 벌어들인다. 여기에 참관객이 거의 필수로 사가는 기념품 판매액도 수십억 원에 이른다.

투자대비 효과가 높기 때문에 투자에 거침이 없다. 일단 중계권 확보만 되면 중계료와 입장수익 만으로도 충분히 수지타산이 맞는 장사다. 여기에 지역 경제 발전과 경제활동기여도 상승은보너스.


아시아 야간 경기의 시작싱가포르 GP’
얼마전 열진 싱가포르 GP ‘F1 사상 최초의 야간 경기였다. 후텁지근한 열대기후의 싱가포르에서 비교적 시원한 밤에 경기가 열리다 보니 관중 입장에서는 반길만하다. 입장객을 고려해 야간 경기를 진행 했다면 싱가포르와 비슷한 기후의 말레이시아 경기에서 먼저 했을 법 한데 이보다 무더운 바레인 경기도 주간에 열린다.

결론적으로 싱가포르 GP 는 광고 수입 증가를 위해 시범적으로 진행한 경기다. ‘F1 사상 초유의 야간 경기라는 타이틀은 단지 미명일 뿐. F1의 주 타깃은 유럽 시청자다. 북미가 가장 큰 자동차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이 가장 열광하는 스포츠는 프로미식축구리그인 NFL이다. 경기당 수입으로는하늘과 땅 차이. F1이 매 경기당 21,7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반면 NFL 2,400만 달러에 그친다. 유럽에서 F1 다음으로 열광하는 프리미어리그 조차 800만 달러에 그친다.

수익성에서 떨어지는 북미 시청자 보다는 유럽 시청자에게 무게를 두는 것이 이득이라는 결론을 낸 것. 아시아에서 야간에 열리는 경기는 유럽에서 한낮에 시청이 가능하다. 이와 반대로 북미 지역은 시차상 새벽이다. 모든 F1 경기는 금요일 연습주행, 토요일 예선(퀄리파잉 랩), 일요일 결승으로 치러진다. 유럽 시청자에 초점을 맞춰 아시아에서 야간에 경기를 치를 경우 황금 같은 주말 시간 낮을 광고로 채울 수 있으니 광고 효과가 높고 이에 따라 광고 단가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번 싱가포르 GP 의 성공으로 인해 앞으로 비슷한 시차의 아시아권에서 치러지는 F1 경기는 야간에 열릴 공산이 크다는 설이 유력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전남 영암인가?
외국인 관광객은 올림픽 이후 계속 잰걸음이고 작년 관광적자는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현실적으로 관광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태다.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외국 관광객 유치에 힘써야겠지만 이 비좁은 반도국가에서 내륙 관광은 한계가 있다. 바로 옆 중국을 당할 도리가 없다는 뜻이다. 현재 대한민국 관광적자에 가장 큰 원인이 내국인 중국 관광에 있다고 하니 허언은 아닐 것이다.

전남 영암은 바다에 인접하고 있다. 특히 수많은 섬과 해상공원을 끼고 있다. F1을 개최할 서킷 부지 120만평은 원래 쌀 농사 등을 짓기 위한 농지로 간척한 땅이다. 농지로 쓰기 위해 만든 간척지를 무리수를 두고용지 변경한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유럽 휴양지와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한겨울에도 온화한 이상적인 기후다. 인프라만 탄탄하게 받쳐준다면 관광레저도시로 육성하는데 최적의 요건을 갖춘 셈이다.


2중 구조의 형태를 띈 서킷.
F1 경기시 전구간을 사용하고 그외 경기에는 위쪽 모자 모양의 서킷을 운용한다.

전남 영암군 삼호읍 난전리 간척지 일대 120만평 부지에 건립중인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가칭)’은 현재 기초 토목 공사가 97% 진행됐다. 총 개발비 2,500여억원 투자되며 2009년 연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인천 국제공항, 서울 상암월드컵 구장 등의 대형 건축물을 전담한 곳에서 설계를 맡았고 1990년대 이후로 지어진 모든 서킷을 설계한 헤르만 틸케(Hermann Tilke) 진두지휘를 할 예정이다.


국내 F1팀 진출은 불투명, 광고 시장을 잡아라!
국내 기업이라면 광고 스폰서쪽으로 관심을 둘 법하다. 이런 알짜 산업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CEO가 어디 있으랴. 일단 양산차 제조사는 걸출한 F1팀은 고사하더라도 드라이버라도 선보였으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확정된 것이 하나도 없다. 국내 유수의 자동차 제조사가 경기 참가 의사를 밝혔지만 F1 주관 기구인 FOM(Formula One Manegement)에서 참가 팀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녹록치 않다는 후분이다. 결국 출전권한이 있는 팀을 인수하거나 스폰서 형태로 F1 대회에 참가하는 방법 밖에 없다.


달리는 광고판 F1 머신. 페라리팀 2007

작년까지 르노 F1팀에 한진해운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서브스폰서를 하고 있었다. Fedex, DHL 같은 다국적 물류 회사들도 F1팀을 후원하고 있다. 물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스피드와 정확성인데 F1 경기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적 특성상 숙박시설 건립에 어려움이 있다. 관람객을 수용할 규모의 숙박 시설이 없이는 관광 수입을 올리기 어렵다. 그 밖에 부대시설은 참관객을 그곳에 유치해야만 실현 가능한 부가사업이다. 경기장이 위치한 전남 영암까지 이동하는 교통수단의 개발도 시급하다. 이렇다할 국제공항건립 계획도 없는 상황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남 영암까지 참관객을 불러모으기엔 너무나 먼 거리다. 모두 ‘F1 특별법을 통해 법재정이 이뤄져야 해결 가능한 문제다.

다나와 정보팀 김재희 wasabi@danawa.com

출처 = danawa.com


BMW자우버팀 F1 머신 시범주행 동영상(2008.10.7)

F1 경기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