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신제품 55LH95QD(이하 LH95로 호칭)는 LG전자의 LCD TV 제품군 가운데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는 이른바 플래그십(Flag Ship) 모델이다. 8등신의 외국인 미녀가 한 손에 LED 모듈이 드러난 패널을 들고 넓은 홀을 성큼성큼 가로 질러 오는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제품이 바로 LH93이다. 한편 요즘은 'Full LED Masterpiece'라는 명칭으로 LH95 모델도 광고하고 있다.
LH95는 LH93과 제품은 100% 동일하고 프레임 디자인만 다른 모델이다. LH93의 블랙 베젤 테두리에 다이아몬드 커팅이 된 확장 유리 프레임을 덧붙인 것으로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대신 가격이 몇십만원 더 비싸다. 그 외의 차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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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93/LH95는 LG가 작정하고 만든 야심작이다. 새로 적용된 스펙과 기술도 다양하고 실제 화질에서도 애쓴 만큼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LH95는 가격대가 매우 높다(LH95의 소비자 가격은 750만원). 미리 말하지만, 화질에 민감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라면 굳이 이 제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일반 소비자라면 훨씬 낮은 가격대의 제품을 구입해도 충분하다. |
LH95는 색의 정확도나 블랙의 깊이, 계조의 섬세함, 동적 해상도 등 세부적인 화질 요소에 민감한 사용자, 평소에 블루레이나 DVD 같은 고화질 소스를 통한 영화 감상을 즐기는 사용자들에게 비로소 그 진가가 발휘되는 제품이다. 단순히 지상파 방송만 보기에는 무척 비싼 편이다. 야구 경기를 볼 때 색 좌표의 정확성이나 계조의 섬세함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 뉴스 프로그램에서 저더(Judder)나 블러(Blurr)를 따지지는 않는다. 이런 경우라면 굳이 55LH95QD 같은 비싼 제품을 살 필요가 없다.
그러나 평균 전송률이 30~40Mbps에 이르는 고화질의 블루레이 디스크를 24Hz 트루 레이트로 즐긴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색 정확도, 블랙의 깊이, 감마, 계조, 저더 프리 등이 모두 중요한 요소다. 이런 류의 고화질 소스들은 TV의 능력에 따라 180°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LH95는 이들 고급 사용자들을 겨냥해 탄생한 하이엔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LH93/LH95는 현재 55인치 사이즈만 출시되었다. 그러나 향후에는 42인치와 47인치 모델도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케팅 용어들에 대하여
일반 소비자들이 항상 유의해야 할 점은 광고나 제품 소개문 안에 나와 있는 용어들은 절반만 믿으라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LG뿐이 아니다. 삼성도 그렇고, 소니도 그렇고 대부분의 가전제품이 다 그렇다.
최근 TV 제조기술이 크게 발전하고 있지만, 제조기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마케팅 전략 기술이다. 새로운 모델이 탄생할 때마다 말도 안 되는 신조어가 탄생하고, 앞뒤가 맞지 않는 엉터리 기술용어들이 난무한다.
기술적인 내용에 취약한 일반 소비자들은 막연히 스펙에 소개된 수치가 크면 좋은 줄 알고, 새로운 기술용어가 등장하면 신기술 제품인가보다 하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제시된 수치들이나 기술용어 중 상당수가 과장되거나 별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소비자들이 이에 대한 옳고 그름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한 지적이 종종 있을 것이다.
우선 'LED TV'라는 용어만 해도 그렇다. 아는 이는 다 아는 내용일 테지만 현재 LED TV라는 명칭으로 판매되는 제품 중 진짜 LED TV는 한 대도 없다. LH95도 마찬가지다. 모두 LCD TV다. 단지 광원을 기존의 CCFL 형광체가 아닌 LED 모듈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LED 모듈을 광원으로 쓰면 CCFL 광원보다 화질에서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아마도 이런 점을 강조하고 싶은데 'LED 광원을 사용한 LCD TV'라고 칭하기에는 홍보 임팩트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눈 딱 감고 ‘LED TV’로 불러 버리기로 한 듯하다.
이런 식의 명명은 삼성전자에서 처음 시작했으나 이제는 LG도 따라하고 있으니 '오십보 소백보'라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따지자면 CCFL을 광원으로 사용하는 기존 LCD TV도 LCD TV가 아니라 CCFL TV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디지털 프로젝터들도 DLP, LCD 등 영상 표시 장치에 따라 구분하지 말고 램프의 종류에 따라 UHF 프로젝터, 제논 프로젝터 등으로 불러야 하나? 어불성설이다.
LED TV라고 부르면 일반인들은 LED 패널을 영상 표시장치로 사용한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표시 패널은 LCD다. LED는 백라이트 광원 모듈일 뿐이다. 그러나 어쨌든 이제는 별 수 없다. 이미 그 명칭이 굳어져 버렸으니 소통을 위해서라도 LED TV라는 용어를 잠시 용인하고 들어가지 않을 도리가 없다.
풀 LED 모듈과 로컬 디밍 블록
LG는 LH95의 장점으로 '풀(Full) LED 240Hz'를 내세우고 있다. '240Hz' 부분은 일단 뒤로 미루고 '풀 LED'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보자.
풀 LED라는 용어도 신조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엣지(Edge) LED' 방식을 빗대어서 만든 말이다. 엣지 LED는 광원인 LED 모듈을 패널의 가장자리 프레임 쪽으로 몰아서 배치한 방식이다.
광원의 투사 방향도 다르다. 엣지 LED는 가장자리에서 중앙을 향해 측면에서 투사한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LED 모듈이 차지하는 두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패널이 얇아진다는 점이고, 가장 큰 단점은 모듈의 수를 많이 쓰기 곤란하며 또 LED 모듈이 가장자리에 몰려 있어 로컬 디밍(Local Dimming)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요즘은 너나 할 것 없이 TV의 두께를 줄이는 데 목숨 거는 상황이라 엣지 LED 방식이 꽤 각광 받는 편이다.
반면 광원 모듈을 패널 뒤쪽에 고르게 붙여 앞을 향해 투사하는 기존 방식을 직하(Direct) 방식이라 부르는데, 예전 LCD TV는 모두 이 방식이었다. 그래서 특별히 직하니 엣지니 하는 말을 굳이 쓰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가 엣지 LED 제품으로 개가를 울리자 LG 측에서 엣지 방식이 편법이고 뒷 패널 전체에 LED 모듈을 고르게 가득 채운 직하 방식이 오리지널임을 강조하기 위해 '풀 LED'라는 용어를 쓰게 된 것으로 보인다. 광고에서도 모델이 들고 가는 제품이 LCD TV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표면의 LCD 패널은 홀랑 벗겨진 채, 안 쪽에 촘촘히 가득 박힌 LED 모듈의 반짝거리는 모습을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칙적으로 직하 방식은 모듈의 수를 늘릴 수 있고 로컬 디밍이 가능하기 때문에 화질적으로 더 우수한 방식이다. 그러나 TV의 두께 경쟁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양날을 가진 검이다. 두 가지 다 만족할 수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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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3360개의 LED 모듈을 사용한 |
직하 방식이 두께를 줄이기에 불리하긴 하지만 그렇게 단점으로 몰아붙이기에도 애매모호하다. 요즘 LCD TV들은 직하 방식이라 해도 무척 얇다. 이보다 몇 mm 더 줄이려 한다면 엣지 방식으로 가야 할 지 모르지만 과연 그 몇 mm가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 다이아몬드 컷팅 방식을 사용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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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측면도 있다. 엣지 방식이 직하 방식보다 화질에서 약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차이가 일반인들 눈에 대번에 구별이 갈 만큼 두드러지는 것 또한 아니다. 게다가 지금은 이렇게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아마 곧 LG도 엣지 방식 제품을 내놓을 것이고, 삼성도 직하 방식 LED 제품을 출시할 것이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라면 두 방식의 우열에 그다지 민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LH95 급의 제품을 구입 하려는 소비자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라도 보다 높은 수준의 화질을 추구하려는 사용자라면 당연히 직하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게다가 LH95는 두께도 꽤 얇다. 가장 두꺼운 부분이 37.5mm에 불과하다. 미디어 박스가 분리된 무선 타입이라 두께를 줄이기 쉬웠을 것이다. 물론 엣지 LED 방식보다는 두껍지만 그래봐야 1cm 차이도 안 난다. |
소비자들은 이 점을 생각해야 한다. 제조사들은 몇 mm의 두께를 줄이기 위해 엄청난 개발비를 퍼붓는다. 소비자들이 '얇은 TV'를 더 선호한다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다. 두께가 얇아지면 그 안에 들어가는 파워 서플라이도 얇아져야 하고, 튜너, 스피커 모두 얇아져야 한다. 모두 새로 개발해야 한다. 이는 곧 원가부담으로 이어지고 고스란히 제품 가격 인상 요인이 된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스피커의 경우는 성능이 형편없어질 수밖에 없다. 음질은 스피커의 크기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이건 기술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물리적인 문제다. 두께가 얇은 TV, 디자인이 예쁜 TV 치고 소리가 좋은 제품은 없다. LH95도 예외가 아니다. 앞으로 또 어떤 요소들이 '얇기 경쟁'으로 인해 희생될 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이제 소비자들은 TV 제조사들의 도가 지나친 '얇게 만들기 경쟁'을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 영화 '친구'의 대사를 패러디 해보자. "고마해라, 이제. 이만하면 많이 얇아졌다 아이가!" 직하 방식이라고 무조건 화질이 좋은 것은 아니다. LH95의 진정한 강점은 사용된 LED 모듈 수가 무려 3360개나 되고, 그로 인해 로컬 디밍의 블록 수를 240여개로 늘렸다는 점에 있다. 엣지 LED 방식은 보통 사용되는 모듈 수가 400~500개 수준이고, 직하 방식의 기존 제품들도 모듈 수가 1000개를 넘지 않는다. LG의 기존 Full LED 모델인 LH90도 960개(55인치 기준)의 LED 모듈과 100여개 남짓의 로컬 디밍 블록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에 비해 LH95는 2~3배에 달하는 LED 모듈과 로컬 디밍 블록을 가지고 있다. 광원 모듈의 수가 많아지면 로컬 디밍 블록 수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LED 모듈은 광원이지 영상 표시 장치가 아니다. 따라서 LED 모듈이 많아진다고 해서 해상도가 높아지거나 디테일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로컬 디밍의 불록 수가 많아지면 각 블록이 담당해야 할 화면 내 영역이 좁아져 그만큼 화면의 밝기를 정세하게 컨트롤 할 수 있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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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하형 방식은 엣지형에 비해 두께를 |
LCD TV는 항상 블랙이 문제이다. 브라운관 TV나 PDP에 비해 어두운 부분이 들뜨고 캄캄한 장면이 나오면 화면이 회색 톤이 되기 일쑤다.
또 헤일로(Halo)라고 하는 빛이 달무리처럼 번지는 현상도 문제다. LCD TV에서 이들 문제점을 개선시키는 우선 요소는 두 가지가 있다. CCFL에 비해 비약적으로 블랙이 개선되는 LED 광원 모듈을 사용하는 것이 첫 번째이고, 보다 많은 로컬 디밍 블록을 통해 전체 화면을 잘게 쪼갬으로써 블록 내의 백라이트를 세밀하게 컨트롤하는 것이 두 번째다. LH95는 이 두 가지 요소 모두에서 이제까지 나온 LCD TV 중에서 가장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여준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블랙과 명암비
LED 모듈과 로컬 디밍 블록 수를 늘리는 주 목적은 결국 블랙을 낮추고 명암비를 높여 영상을 임팩트 있게 만들자는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LH95는 LCD TV 치고는 썩 훌륭한 블랙을 보여준다.
원래 고화질 영상은 영화관처럼 불을 끄고 보는 것이 원칙이지만 LCD TV는 그렇지 않다. 대개의 LCD TV는 불을 끄고 보면 블랙이 들떠 보인다. 그런데 LH95는 안 그렇다. 불을 끄고 봐도 블랙이 그다지 들뜨지 않는다. 2.35:1 화면비의 영화를 16:9 화면비의 TV에서 보게 되면 위 아래로 블랙 바가 나타나게 마련이다. 대개의 LCD TV에서는 이 블랙 바가 들떠 보이고 중앙에 보이는 영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LH95는 이 블랙 바가 테두리의 베젤과 구분이 잘 안될 만큼 차분하게 내려간다.
영상에서 블랙은 매우 중요하다. 집으로 따지자면 단단한 지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밝기가 다소 떨어져도 블랙이 깊으면 영상이 차분하고 안정돼 보인다. 그러나 블랙이 들뜨면 밝기가 밝은 것이 오히려 단점이 되어 깊이 없는 그림이 나오게 쉽다. 물론 밝기도 좋고 블랙도 가라 앉으면 최상이다.
그러나 밝은 것은 지나치면 독이 된다. 적당해야 한다. 계조 표현 능력이 수반되지 않은 채 밝기만 높아지면 컨투어링 노이즈라 불리는 계조가 끊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화면 조정 메뉴에서 '명암(Contrast)'을 함부로 높이면 안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계조가 끊어지면 영상이 단조로워지고 섬세한 질감 표현이 어려워진다. 얼핏 사람의 피부가 붓으로 칠한 것처럼 보인다. 반면 블랙은 지나친 것이 없다. 블랙은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좋다.
화질을 평가할 때 블랙이 '밝기'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TV 매장에 가면 블랙이라는 요소는 완전히 무시된다. 블랙은 어두운 환경에서 어두운 소스를 가지고 테스트 해야 제대로 평가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매장은 조명이 대단히 밝고 TV에 비쳐지는 영상 소스도 모두 밝고 화사한 장면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가장 밝은 화면'이 무조건 이긴다. 시끌시끌한 시장 한복판에서 노래를 부르라고 하면 목소리 큰 사람이 무조건 이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목소리가 크다고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노래 실력은 제대로 갖추어진 공연장에서 가늠이 되듯, TV의 화질도 적절한 환경 속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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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LH95QD는 LCD TV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깊이 있는 블랙을 만들어낸다. |
아마 일반 매장에 가서 LH95를 살펴보면 훨씬 저렴한 다른 모델에 비해 뭐가 그렇게 좋다는 것인지 잘 구별이 안 될 것이다. 그곳에서는 블랙도, 백라이트 컨트롤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적절히 낮춰진 조도 아래서 '반지의 제왕'이나 '세븐' 같은 어두운 영상이 많은 고화질 영화 소스를 돌려보면 그제서야 LH95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LH95의 블랙이 낮은 것은 잘게 나누어진 로컬 디밍 블록 때문이다. 백라이트는 각 블록의 APL(평균조도)에 의해 그 밝기가 조절되게 마련인데, 블록 수가 적으면 어두워야 할 부분이 밝은 부분으로 인해 높아진 APL의 적용을 받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로컬 디밍 블록이 많으면 그만큼 각 블록별로 밝기 조절에 유리하다. 30명이 한꺼번에 움직일 때보다 10명이 움직일 때 더 각각의 개성을 살릴 기회가 많은 것이다. 더불어 무반사 패널을 사용한 점도 블랙 표현 능력에 큰 도움이 된다. 반짝거리는 반사 패널은 외관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블랙 표현에는 오히려 해가 된다.
실제로는 별 상관 없는 명암비와 로컬 디밍
LG전자의 제품 소개를 보면 '로컬 디밍 기술로 인해 5백만 대 1의 고명암비를 표현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로컬 디밍과 고정 명암비는 사실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고정 명암비는 화면 전체가 100% 화이트로 채워진 상태(Full Field White)의 광량을 측정해, 화면 전체가 0% 블랙으로 채워진 상태(Full Field Black)의 광량으로 나눠 계산한다. 그런데 요즘 출시되는 LCD TV들은 전체가 블랙으로 채워진 영상 신호가 들어오면 아예 백라이트 패널의 전기를 꺼버린다. 의도적으로 고정 명암비를 높게 나오게 만들기 위해서다.
전체 화면의 백라이트를 꺼버렸는데 로컬 디밍 기술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전기를 아예 꺼버리니 당연히 광량은 '0'이 나온다. 흔히 몇 백만 대 1로 표시하는데 엄밀히 말해 무한대(∞) 대 1이 맞다. 분모가 0 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한대(∞) 대 1이라고 하면 너무 허풍 치는 것 같아 보이니 짐짓 몇 백만 대 1로 낮춰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측정한 수치는 몇 백만 대 1이 되든 실제 영상의 명암비와는 별 관계가 없다. 오로지 광고용 수치일 뿐이다.
그러나 고정 명암비와는 상관 없을지 몰라도 일단 로컬 디밍 블록이 많으면 실제 영상이 더 임팩트하고 다이내믹하게 보인다. LH95는 전체 블랙 신호가 들어왔을 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 영상 신호에서도 블랙 신호가 들어온 블록은 그 곳에 해당되는 LED 모듈을 아예 꺼버린다.
예를 들어, 영화 맨 마지막 엔딩 크레딧 부분의 경우 LH95는 블랙에 해당되는 대부분의 블록의 백라이트를 아예 꺼버리고 글씨 부분의 블록만 APL에 맞춰 켜놓는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영상이 침착하게 가라 앉은 안정된 느낌을 준다.
▲ 5백만 대 1의 명암비는 로컬 디밍과 무관하다.
LCD TV의 로컬 디밍은 픽셀 단위로 밝기가 조절되는 PDP의 구조를 응용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PDP는 몇백 개의 블록이 아니라 1920x1080 픽셀 수인 약 230만개의 로컬 디밍 블록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LCD TV는 아무래도 로컬 디밍 블록의 수가 제한적이다. 따라서 한계가 있다.
두 줄짜리 영화 자막이 나타날 때의 예를 들어 보자. 영상 화면에 겹쳐져 나타나는 첫 줄 자막과 아래쪽 블랙 바에 나타나는 둘째 줄 자막은 서로 밝기가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다. 블록들의 APL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블록과 블록 사이의 경계 부분이 흐릿해지고 거뭇해지는 현상 또한 생기게 된다. 이는 로컬 디밍 블록 수가 수만 개, 수십만 개 단위가 되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LCD TV의 한계다.
로컬 디밍 블록 수가 많으면 당연히 헤일로(Halo) 현상도 줄어든다. LH95는 LH90보다 훨씬 헤일로가 줄었다. 정면에서만 보면 거의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러나 LH95는 시야각이 별로 좋지 않다. 앉았다 일어서거나 약간만 비켜서 봐도 화면 전체가 헤일로 현상으로 허옇게 번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원래 S-IPS 패널은 시야각에서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로컬 디밍을 하는 직하 방식 LED 타입에서는 꼭 그렇지도 않다.
240Hz 라이브 스캔 - 프레임 보간 기술
LH95가 좋은 화질을 보여주는 또 다른 근간은 '240Hz Live Scan'이라 부르는 화질 보정 기능이다. 뭉뚱그려 표현되었지만 '240Hz Live Scan'은 '프레임 보간 기술'과 '240Hz 백라이트 스캐닝(Backlight Scanning)' 기술 두 가지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이 중 주목해야 할 부분은 후자다. 전자는 사실 별 가치가 없는 기술이다. '영상 모드-고급영상 항목'을 선택하면 여러 가지 세부 항목들이 있는데 이 중 '리얼 시네마'라는 항목과 '240Hz 라이브 스캔'이라는 항목이 있다. 결론부터 말해 '리얼 시네마'는 '켜기'를 하면 되고, '240Hz 라이브 스캔'은 '끄기'를 하면 된다. '리얼 시네마'는 24Hz 소스가 들어 왔을 때 5:5 풀다운(Pull-Down)을 해서 120Hz 트루 레이트로 보여주는 기능으로 저더를 없애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240Hz 라이브 스캔'이라고 부르는 기능은 단순한 프레임 보간 기능으로 별로 권장하고 싶지 않다.
일반 TV 프로나 DVD 등은 모두 원본이 60Hz다. 블루레이 영화 소스는 원본이 필름과 동일한 24Hz이다. 120Hz TV는 여러 가지 기법을 통해 60Hz와 24Hz를 120Hz로 만든다. 이를 MEMC(Motion Estimation/Motion Compensation)라 한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① 동일 프레임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다. 60Hz를 2번, 24Hz를 5번 반복하면 120Hz가 나온다(리얼 240Hz TV라면 각각 4번, 10번을 곱하면 된다). 사실은 이 방법이 정답이다. 이렇게 하면 24Hz 소스의 경우, 저더(Judder)는 확실히 없어지지만 윤곽선이 끌리는 블러(Blurr)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도 이게 정석이다(단, 리얼 시네마 기능이 '켜기'로 되어 있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은 ② 원본 화면의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 가상의 프레임을 만들어 끼워 넣는 '보간 모드' 방식인데 앞서 말한 '영상모드-고급설정-240HZ 라이브 스캔' 항목을 낮음 또는 높음으로 해 놓으면 이 기능이 활성화된다. 삼성, 소니 등도 서로 다른 명칭으로 이런 '보간 모드'를 사용한다. 이 보간 방식을 이용하면 잔상과 끌림이 확연히 사라지고 동적 해상도가 증가한다. 따라서 언뜻 보면 대단히 매력적이다.
▲ 55LH95QD는 프레임 보간과 백라이트 스캐닝을 사용해 잔상을 줄인다.
그러나 사실 이는 궁여지책에 불과하다. 원래부터 있던 영상이 아닌, 계산에 의해 만들어진 영상이기 때문에 동작의 연결이 매우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다. 모든 피사체가 미끄덩 거리며 움직인다고 해서 평론가들은 '미끄덩 모드'라고 우스개 명칭을 붙이기도 했다. 피사체가 물체라면 부자연스러움을 덜 눈치 채겠지만 피사체가 사람이라면 움직임이 굉장히 어색하다.
게다가 보간 계산이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움직이는 피사체와 정지된 피사체 간에 인접 윤곽선이 서로 침범되거나, 엉뚱한 곳에 윤곽선이 생기는 아티팩트(Artifact)도 허다하게 발생한다. 오로지 매장에서 데모 영상을 틀 때만 쓸 만한 영상이다.
따라서 MEMC 중에서도 위 ①번 방식은 바람직하지만 ②번 같은 프레임 보간 기술은 그저 편법에 불과하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이러한 '눈속임 모드'에 큰 관심을 보이면, 제조사들은 정통적인 방법이 아닌 편법을 이용한 화질 개선에 더욱 노력하려 할 것이다.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240Hz Live Scan -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
이에 반하여 LH95가 채택하고 있는 '240Hz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은 편법이 아닌 정통적인 방법을 통해 LCD의 단점을 극복하려고 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240Hz'라는 황당한 수치다. 엄밀히 말해 LH93은 240Hz가 아니다. 240Hz Full LED로 앞서 발표되었던 LH90도 역시 240Hz가 아니다. 모두 120Hz LCD TV다.
사실 굳이 240Hz가 아니어도 관계 없다. 백라이트 스캐닝은 리얼 240Hz TV 못지 않은 효과적인 잔상제거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40Hz라는 숫자에 연연하게 된 것은 경쟁사에서 이미 리얼 240Hz 제품을 발표한 마당이라 뒤지면 안 된다는 마케팅적인 초조함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LCD TV가 브라운관이나 PDP와 달리 잔상이 많은 이유는 프레임 간 이동이 펄스 타입이 아닌 홀드 타입이기 때문이다. 홀드 타입은 프레임을 잡고 있는 시간이 길고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의 블랭킹(Blanking) 타임이 짧아 응답속도가 느리면 이전 프레임과 다음 프레임이 서로 겹치게 되고 그로 인해 잔상과 떨림이 발생하게 된다.
▲ TV 뒷면에는 HDMI 단자와 서비스 전용 USB 단자가 마련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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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응답속도가 비약적으로 개선되면 해결이 되겠지만 현재로선 요원한 이야기다. LG는 LH90 모델부터 백라이트 스캐닝 기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브라운관 TV처럼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 인위적으로 블랙 블랭킹 포인트를 끼워 넣어 프레임 간에 겹치는 부분을 없애려고 한 것이다. 좋은 방법이다. 백라이트 스캐닝 방식은 LG가 처음 시도한 것은 아니고 타사에서도 몇 차례 시도된 적이 있다. 그런데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 화면 전체가 블랙인 블랭킹 포인트를 끼워 넣게 되면 화면이 크게 어두워진다(블랭킹 포인트는 백라이트를 꺼버린 상태다). |
따라서 기존의 LH90 모델에서는 A라는 프레임을 A-1, A-2로 둘로 나누어 A-1은 화면을 3등분 했을 때 위와 아래 부분의 백라이트를 꺼버리고, A-2는 반대로 3등분의 중앙부분 백라이트를 꺼버리는 방식으로 응용해서 사용했다. 즉 3블럭 2분할 방식이다(물론 이때 A-1과 A-2는 모두 동일한 A 영상 프레임 상태다). 이 과정은 1/120초 단위로 일어나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들은 알아차릴 수 없다.
백라이트 스캐닝 방식은 LCD의 잔상과 떨림을 일정 부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하며, 움직임이 좀 더 자연스러워진다. LH90은 120Hz 제품이다. 일단 앞서 언급한 MEMC 방법에 의해 60Hz/24Hz 소스를 120Hz로 만들어 놓은 뒤, 120Hz 상태에서 앞서 설명한 백라이트가 위+아래, 중앙의 두 구역으로 나뉘어 교대로 켜지고 꺼지는 방식을 추가 적용시킨 것이다.
LG측 주장은 A-1, A-2를 각각의 프레임으로 따져 240Hz가 된다는 주장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화소정보를 가진 영상 프레임은 120Hz다. 1초에 240번 바뀐 것은 영상 프레임이 아니라 백라이트의 움직임이다. 백라이트의 움직임을 프레임 레이트로 간주할 수는 없다. 가전회사 마케팅 담당자들은 하루 종일 숫자에 대한 노이로제에 시달릴 것 같다. '숫자 경쟁'에 대한 위기감이 이런 궤변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이러다가 진짜 240Hz LCD TV를 개발하게 되면 그때는 또 어떤 명칭을 붙일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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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께를 줄이기 위해 전원 버튼도 아랫면에 장착했다. 좌우의 틈은 우퍼 유닛부 |
그런데 자가당착할 일이 생겼다. LH95 모델은 같은 백라이트 스캐닝 기법이지만 LH90보다 더 진일보한 방식을 사용했다. LH90은 A라는 프레임을 A-1, A-2로 나누었지만, LH95는 A-1, A-2, A-3, A-4, A-5 다섯 단계로 나누었다. 즉, 전체 화면을 위에서부터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맨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1/5씩 백라이트가 꺼지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이를테면 5블럭 5분할 스캐닝 방식이다. 이것은 기존의 3블럭 2분할 스캐닝보다 확실히 발전한 방식이고 실제로 백라이트 스캐닝에 의한 잔상 감소 효과도 더 우수하다. '프레임 보간 모드'를 작동하지 않고도 동적 해상도 체크 패턴에서 6.55ppf 일 때 900TVL, 12.5ppf일 때 550TVL 정도가 측정되는데 LH50이나 LH90 모델보다 50~100TVL 정도 우수한 셈이다.
리얼 240Hz TV의 경우는 오로지 MEMC 방식만을 통해 프레임 레이트를 240개까지 늘린다. 프레임이 초당 240개가 되면 프레임 간에 겹쳐지는 홀딩 시간도 그만큼 짧아져 이론적으로는 역시 120Hz TV보다 잔상이 줄어야 맞다('프레임 보간 모드'를 꺼놓은 상태에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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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해도 홀드 타입으로서의 한계는 여전하다. 아직까지는 240Hz MEMC 방식이 120 MEMC 방식보다 잔상 개선 효과가 두드러질지 미지수다. 한편 LH95처럼 '120Hz MEMC'+'5분할 백라이트스캐닝'을 겸용한 방식도 잔상 제거 효과가 아주 두드러진 편은 아니다. 그러나효과가 꽤 있기는 하다. 현재로서는 '백라이트 스캐닝을 쓴 120Hz TV'가 '백라이트스캐닝을 쓰지 않은 240Hz TV' 보다 못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 |
하지만 이런 기술적인부분들을 일일이 소비자에게 설명하면서 '우리는 120Hz이지만 240Hz만큼 좋습니다'라고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소비자들이 믿어 줄지도 모르겠고, 많은 소비자들이수치가 큰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짐짓 백라이트가 켜지고 꺼지는 것을영상 프레임처럼 간주해서 계산해 LH90을 240Hz라고 우기게 된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LH95는 5분할 방식이다. LH90에서 사용한 논리를 그대로 쓰자면 LH95는 240Hz TV도 아니다. 하나의 프레임을 다섯 가지 방식으로 백라이트가 끄고 키니까 120Hz×5 = 600Hz TV가 되어야 한다. 즉 앞서 LH90에 적용된 계산법대로라면 LH95는 600Hz TV가 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고 원칙대로 영상 프레임만으로 따지자면 120Hz TV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제품 소개는 여전히 240Hz로 나와 있다. 아마도 600Hz라고 하기에는 내심 좀 찝찝해서 그냥 LH90처럼 240Hz 수치를 그냥 쓰기로 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앞서 이런 계산법은 자가당착이라 한 것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리얼 240Hz가 아니라 하더라도 LH95에서 채택한 '120Hz MEMC'+5분할 백라이트 스캐닝' 기법은 실제로 꽤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여 진다는 점이다. 것이다. 아마 LG에서도 앞으로 언젠가는 리얼 240Hz를 모델을 개발하게 될 것이다. 또 현재의 5분할 스캐닝 방식을 더 개선시켜 훨씬 더 복잡한 백라이트 스캐닝 알고리즘을 개발하게 될 것이다.
편법적인 '프레임 보간 모드' 알고리즘의 개발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LG, 삼성 같은 가전 제조사들은 앞으로 한쪽에서는 LCD의 리얼 프레임 레이트를 높이는 방법, 다른 한쪽에서는 백라이트 스캐닝 알고리즘을 높이는 방법을 동시에 개발해 서로 접목시킨다면 향후 LCD TV의 영상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벽걸이 TV로 최적! 그 이유는 무선 전송에 있다
▲ 영상을 무압축 무선 전송하는 만큼 TV에는 전원 코드만 연결하면 된다.
LH95는 플래그십 모델답게 새로운 시도가 많이 이뤄진 제품이다. LCD TV 얇기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날렵한 외관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주렁주렁 연결된 케이블이라니. 고급 사용자들이 많아지면서 TV는 예전처럼 지상파 방송만 보는 기기가 아니다. 블루레이, DVD, VTR, USB 플레이어 등 외부 연결기기가 많아지고 있다. TV를 벽에 걸게 되면 이 연결된 케이블 처리가 제일 골치 아프다. 따라서 외부기기나 안테나를 연결하는 외장형 미디어 박스를 별도로 두는 방식은 꽤 장려할 만하다.
▲ 55LH95QD LED TV는 독립된 미디어 박스를 사용해 다양한 입력단자를 지원한다.
파이오니아 같은 업체들은 전통적으로 이 방식을 선호해왔다. 그런데 LH95는 한술 더 떠 미디어 박스와 본체 간의 연결을 무선통신으로 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첫 시도다. 우선 당장 염려는 '과연 무선으로 고대역 전송이 끊김 없이 잘 이루어질까?' 하는 점이었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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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WiHD라는 60GHz의 비압축 무선기술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유선으로 연결한 것과 전혀 차이를 느낄 수 없다. 반면 미디어 박스의 위치는 아직 제한적이다. 본체와 2m 이상 떨어지니까 화면이 끊긴다. 전송 신호가 직진성이 강하고 방해물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미디어 박스를 본체와 너무 멀리 떨어뜨리지만 않으면 관계는 없다. 또 미디어 박스를 본체를 향해 돌려 놓아 마주 보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어쨌든 처음 설치 시에만 주의를 약간 기울이면 실제 사용 시에는 별 지장이 없다. |
본체의 뒷면을 보면 HDMI 입력 단자가 한 개 있다. 미디어 박스를 이용하지 않고 이 HDMI 단자에 직접 외부기기를 연결해도 영상이 잘 나온다. 또 특수한 사정으로 인해 무선 기능을 쓸 수 없을 경우 미디어 박스의 뒷면 서비스 전용단자와 본체의 이 HDMI 단자를 HDMI 케이블로 연결하면 미디어 박스를 유선으로 연결하여 사용하는 셈이 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이 무선 송수신 방식은 대환영이다.
▲ 별도의 미디어 박스를 두어 배선 연결의 편리성을 높인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TV에 가려 보이지 않는 벽면에 파워 콘센트 하나만 준비해 놓으면, 선이 전혀 보이지 않는 얇고 깔끔한 디자인의 '벽걸이 TV'를 만들 수 있다. 다이아몬드 커팅 엣지 프레임을 갖춘 LH95를 '마스터피스'라는 명칭으로 발매하는 의도도 읽을 수 있다. 화질과 디자인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프리미엄이 있는 플래그십 모델로 자리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55LH95QD의 기본 영상 세팅
LH95의 영상 메뉴에 들어가면 다양한 종류의 화면 모드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이 중 진수는 '전문가 영상' 모드다. '전문가 영상' 모드에는 CMS, 10 포인트 계조 및 감마 조정 기능과 같은 수준 높은 화면 조정 기능이 있다. 그러나 일반인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 기능들을 사용하려면 컬러 어널라이저나 광량 측정기 같은 고가의 전문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고 조정을 위한 전문적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의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들 국가에는 ISF 캘러브레이터와 같은 전문적인 장비와 자격증을 갖춘 직업이 따로 있다. 고급 디스플레이 기기를 구입한 사용자들은 이들을 불러 대가를 지불하고 세팅을 의뢰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이들이라고 아무 기기나 다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이 제품처럼 전문적인 조정 항목이 있는 기기 또는 서비스 모드를 통한 접근이 허용된 기기에 한해 세팅을 할 수 있다. LG TV의 '전문가 영상' 모드도 그 경우를 대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어차피 전 세계로 수출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용자는 편하게 볼 때에는 '표준영상' 모드, 고화질 소스를 볼 때에는 '영화'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그 중에서도 기기의 기본 화질 성능을 체크하거나 또 세팅을 조정을 해야 할 모드는 '영화' 모드다. 아래의 표를 참조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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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칸은 디폴트 값을 수정한 것이다. LH95의 영화 모드 디폴트 '백라이트' 값은 30인데 밝기가 적당해 디폴트 상태로 두는 것이 좋다. 반면 '밝기'는 디폴트인 50으로 하면 5% 이하 블랙 부분이 잠기는 감이 있다. 약간 높여 주는 것이 좋다. '선명도'란 '샤프니스(Sharpness)'를 말한다. 샤프니스는 링잉(Ringing) 노이즈를 만드는 기능으로 사실 '선명함'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디폴트인 50 상태에서는 수평과 수직 링잉이 모두 지나치게 나타난다. 49만 되어도 수평선 링잉이 크게 줄어든다. 40~45 정도로 낮추면 수직선 링잉도 많이 사라진다. 그러나 샤프니스를 아무리 낮추더라도 25 이하로 낮추면 안 된다. 언더 포커싱이 되어 윤곽선이 흐릿해져 버린다. 고급 설정 모드는 디폴트 값을 그대로 유지하되 앞서 설명한 '240Hz 라이브 스캔'과 '윤곽 보정' 기능만 '꺼짐'으로 바꾸면 된다. '표준 영상' 모드는 어차피 화질에 신경 쓰지 않을 때 보는 모드이므로 디폴트 값을 그대로 쓰면 된다. 단, 고급설정에 들어가 색온도는 '표준을 '따뜻한 느낌'으로, 색영역은 '와이드'를 '보통'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또 240Hz 라이브스캔 기능도 역시 '꺼짐'으로 두기를 권장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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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온도를 '표준'으로 하면 평균 9500K 내외의 색온도가 측정된다. 너무 높다. 스포츠나 뉴스를 볼 때는 몰라도 HD급 드라마를 볼 때는 역시 '따뜻한 느낌'을 두어 6500K를 부근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좋다. 색영역도 '와이드'에 눈이 익으면 안 된다. '와이드' 색영역은 색 포화도가 과장되어 있어 언뜻 보면 눈에 더 잘 띄고 시원해 보인다. 그러나 표준 색 좌표가 아닌 과장된 값이다. 이 색영역에 눈이 익으면, 표준 색영역이 오히려 심심하게 느껴진다. 이런 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표준 영상' 모드도 색영역을 '표준'으로 하는 것이 좋다.
※ 링잉(Ringing) 노이즈 : TV, 프로젝터 등 디스플레이 기기 중 영상과 영상이 맞닿는 가장자리·윤곽선 주변에 그림자 상처럼 무늬가 보이는 현상 또는 원치 않는 변조나 노이즈가 나타나는 현상.
55LH95QD의 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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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95는 '낮음', '보통', '높음'의 세 가지 감마 모드를 가지고 있는데 이 중 2.2 표준 감마에 부합하는 모드는 없었다. 전체적으로 10~40 IRE의 암부가 다소 밝고, 80~100 IRE의 밝은 부분은 다소 어두운 '역 S 커브' 형태를 이루고 있다. 전반적으로 감마 커브의 형태가 다소 왜곡된 편이다. 세 가지 모드 중에서는 '보통'이 가장 무난하다. 평균 감마 값이 2.4 정도로 다소 높지만 이 정도는 별로 문제가 안 된다. 그러나 '낮음'은 암부가 지나치게 들뜨고, '높음'은 밝은 계조가 너무 어둑해져 적용하기 힘들다(표 참조). |
색온도와 그레이스케일(Graysc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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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95는 '시원한 느낌', '표준', '따뜻한 느낌'의 세 가지 색온도 모드를 가지고 있는데, '시원한 느낌'은 14000K, '표준'은 9500K, '따뜻한 느낌'은 6700K 안팎의 값을 보여준다. 표준 색온도 값은 6500K다. 영상 관련 대부분의 장비와 산업이 6500K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색온도 모드는 '따뜻한 느낌'을 선택해야 맞다. 위의 표는 '따뜻한 느낌' 상태에서 측정한 계조별 그레이스케일 색온도 값이다. 전체적으로 평탄한 그레이 스케일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 색온도는 6500~6800K 정도로 약간 높은 편이지만 그렇게 크게 벗어난 편은 아니다. 어두운 부분에 그린이 다소 많은 감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무난하다. 그러나 아래 도표에서 보듯 90~100 IRE의 밝은 부분에 가면 갑자기 색온도 값이 뚝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 흠이다(사실 앞서 언급한 '전문가 영상' 모드에 들어가 10 포인트 조정을 실시하면 이 문제는 해결된다). |
표준값에 근접한 우수한 색좌표
2~3년 전만 해도 TV 제조업체들은 앞 다퉈 색영역을 넓히려고 노력했다. 요즘 TV 제조사들이 Hz 경쟁, 명암비 경쟁, 두께 경쟁을 하듯 그 당시에는 색영역 넓히기 경쟁에 목숨들을 걸었다. 그런데 색영역은 결코 넓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이 또한 BT 709(국제전기통신연합 무선통신부문인 'ITU-R'에서 정한 디지털 HDTV의 컬러 테이블) 표준 좌표에 정확히 맞게 만드는 것이 좋은 것이다. 서로 간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LG, 삼성, 소니, 파나소닉, 파이오니아 등의 TV 중 상당수가 표준 색좌표에 근접하게 색상이 맞춰지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아래는 LH95의 색좌표 측정 결과다. 검은 색 삼각형이 BT 709 표준 색좌표이고 흰색 삼각형이 LH93의 색좌표다. 흰색 삼각형에 가려 검은 색 삼각형이 보이지 않을 만큼 색좌표가 정확하게 일치한다. 레드, 그린, 블루의 제1 컬러(Primary Color)는 물론이고, 옐로우, 마젠타(magenta), 시안(Cyan)의 제2 컬러(Secondary Color)도 표준값에 별로 어긋남이 없다. 아주 훌륭하다.
DivX 파일 재생 가능, 하지만 음질은 기대할 수 없다
LH95에는 '화질마법사'라는 기능이 있다. TV에서 가이드 하는 대로 따라서 사용자가 화질 조정을 하는 것인데, 조정한 결과는 '전문가 영상 1' 모드에 저장된다. 소비자들에게 화질 조정에 대한 기초적인 경험과 지식을 쌓게 한다는 점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다. 그러나 전문적인 지식이나 패턴도 없이 대충 '눈대중'으로 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기본 디폴트 값이 잘 맞는 편이므로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LH95는 USB 2.0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 DivX는 물론 TP, TS 확장자의 HD급 영상도 재생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자막의 위치를 옮길 수도 있다. 그러나 화질 조정이 불가능해 '라이브 스캔'을 끌 수가 없고 그래서 계속 미끄덩거리는 부자연스러운 영상을 봐야 하는 문제가 있다.
▲ LG전자는 마크 레빈슨이 튜닝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얇아질 대로 얇아진 LED TV의 음질은 기대에 못 미친다.
음질은 기대할 필요가 없다. 화면 전체가 울리는 인비저블 스피커여서 스위트 스팟(Sweet Spot)이 여러 군데 위치할 수 있다고 하는데 바꿔 말하면 포커싱이 또렷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된다. 그러나저러나 사실 따질 필요도 없다. 최근 출시된 LG, 삼성 LCD TV 중에서 제대로 된 소리를 들려주는 모델은 전혀 없었다.
※ 스위트 스팟 : 스포츠 분야에서 유래된 용어. 야구 배트나 테니스 라켓 등으로 공을 맞출 때 특별한 힘을 들이지 않고도 공을 멀리, 빠르게 날릴 수 있는 최적의 히팅 포인트를 일컫는다. AV에서는 최적의 사운드·화면을 감상할 수 있는 지점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최적의 장소'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비약적으로 향상된 블랙, 톱클래스 퀄리티 영상의 55LH95QD
종합적으로 LH95는 블랙이 깊고 안정되어 있으며 색 정확도가 높은 수준 높은 영상을 보여준다. 감마 값과 색온도 값이 다소 높지만 용납할 만한 수준이다. 헤일로(Halo)나 유니포미티 등에서는 단점이 다소 드러난다.
LED 모듈의 개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휘도를 균일하게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늘어난 LED 모듈과 로컬 디밍 블록수는 비약적인 블랙의 개선 효과를 가져왔고 5분할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로 인해 동적 해상도도 미세하게 증가했다.
화질로만 따지면 LH95는 LCD TV 중에서는 단연 톱클래스다. 화질에 민감하지 않은 사용자라면 굳이 LH95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55인치의 대형 화면을 통해 고화질의 영상을 즐기는 일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라면 이 제품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LH93QD(스탠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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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95QD(스탠드) |
※ 55LH95QD와 55LH93QD는 패널 디자인이 다를 뿐 동일한 화질과 성능을 냅니다.
리뷰에 사용된 기기 |
○ 소스 기기 : 파이오니아 BD-09FD 블루레이 플레이어, |
글
/ 최원태 AV 평론가
진행 / 이상훈 기자 tearhunter@danawa.com
편집 / 다나와 신성철 multic00@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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