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두대의 노트북을 구입했다. 하나는 천체촬영용 망원경 제어를 위해 필요한 기자의
노트북이며, 다른 하나는 갓 태어난 아기를 돌보느라 작은방의 데스크탑 PC를 사용하지 못하는 아내를 위한 노트북이다. 필자는 휴대성 좋은
12인치(레노버 싱크패드 X61)를 선택했지만, 아내는 큰 화면이 좋다며 14인치 제품을 선택했다.
1년 후. 기자는 작고 가벼운 휴대성에 아주 만족하며 12인치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아내는 크고 무거운 14인치의 덩치 때문에 불만이 가득하다. 쇼파에 앉아 무릎에 올려놓고 사용하기에도 버거운 모습. 이번 리뷰를
위해 Asus Eee PC 901(이하 Eee PC)과 MSI Wind U100(이하 Wind)을 집에 가지고 가자, 아내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통장 잔고만 있다면 바로 결재할 기세였다.
성능 등 기술적인 부분은 이번 크로스 리뷰에 참여한 다른 기자들이 자세히 설명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디지털카메라 담당인 필자는 노트북에 대해 잘 모른다. 때문에 기자, 취미 사진가, 한 아이의 아빠 등 일반인의 입장에서 두 제품을
평가해보고자 한다. 또, 아내에게 이 작은 두 제품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고자 한다.
작다. 정말 작다. EeePC는 일반 소설책만한 크기이며, 힌지부분을 제외하면 A4용지를
반으로 접은 크기에도 가려진다. Wind 역시 A4보다 작은 크기로, 일반 소설책보다 조금 긴 수준이다. 무게도 아름답다. 둘다 1.1Kg의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하지만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EeePC가 좀 더 무겁게 느껴지는데, 소수점 2자리 이하의 무게차이 때문인지 작은
크기로 인한 상대적인 느낌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쨌든 이 정도라면 정말 항상 휴대해도 무리가 없을듯 하다.
기자가 사용하고 있는 씽크패드 X61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지만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디자인은 취향이 갈리는 부분이지만, X61은 너무 엔지니어 분위기다. 최근의 얼짱 노트북들이 내심 부러웠다. Wind와
EeePC는 둘다 얼짱이라고 불리울만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Wind의 경우 화이트, 블랙, 핑크 색상이, EeePC는 화이트, 블랙 색상이
지원되어 남여 소비자 모두에게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Wind의 디자인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이유는 로고 디자인. 고급스럽고 심플한
'MSI Wind'로고에 비해 'Eee PC' 로고 폰트는 왠지 저렴(?)해 보인다.
Wind가 10인치, Eee PC가 8.9인치의 와이드형 LCD를 제공한다. 다소
작아보이지만, 휴대성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정작 문제는 해상도다. 둘다 1024x600 px의 해상도를 지원하는데 가로는 어쩔수
없다해도 세로 600px은 웹서핑시 상당히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웹서핑시에는 F11키를 눌러 전체화면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CPU는 인텔 아톰 1.6GHz로 동일하며, 두 제품이 저렴하고도 소형화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다. 메모리 역시 1GB로 동일.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하드디스크의 방식과 용량이다. Wind는 80GB의 상대적으로 많은 용량의
하드디스크가 장점. 반면 Eee PC의 경우 12GB의 메모리(SSD) 방식 저장장치를 탑재했다. Eee PC의 SSD방식은 전력소모가 적고,
부팅속도가 빠르며, 충격에도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역시 12GB는 다소 부족한 느낌의 용량이다. 때문에 USB포트를 이용해 휴대용
하드디스크를 사용하거나 SD카드 슬롯을 이용해 대용량 SD메모리카드를 추가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두 제품 모두 '넷북'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웹서핑에서는 아무 문제를 찾을 수 없었다. 둘다
130만 화소의 웹캠을 기본으로 제공해 화상채팅도 가능하다. 일반적인 DivX 포맷 영화를 감상하거나 '카트라이더' 정도의 캐주얼 게임은
무리없이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고사양을 필요로하는 HD급 동영상과 3D 게임은 불가능하다. 하긴, 10인치 이하의 화면과 1024x600의
해상도에서 HD동영상과 고사양 게임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고사양 게임을 원하는 분들은 20인치 이상의 대형 와이드 모니터와
고사양 데스크톱으로 즐기시길.
Eee PC의 경우 블루투스 기능도 지원해 헤드셋, 마우스 등을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다.
Wind U100의 경우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지만, 상태표시 램프 중 블루투스 램프가 있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아마도 비용절감을 위해
블루투스가 지원되는 상위모델과 같은 케이스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외부입출력 단자를 살펴보자. 두 제품 모두 USB2.0 단자 3개, 헤드폰 단자,
마이크단자, 유선랜단자, 전원단자, 메모리카드 리더기 등을 제공한다. Wind의 경우 전원단자가 왼쪽에, 유선랜단자가 오른쪽에 위치하며,
EeePC의 경우 이와 반대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전원단자가 오른쪽에 위치하는 EeePC의 사용이 더 편리했다. 메모리카드 리더기의 경우 두
기종 모두 SD, SDHC를 지원했으며, Wind의 경우 MS(메모리스틱)까지 장착이 가능해 소니 디지털기기와의 궁합도 잘 맞았다.
필자가 노트북을 고를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휴대성과 배터리 성능이다. 노트북과
어댑터를 함께 챙겨서 들고 다니는 것은 귀찮고도 무겁다. Wind는 3셀 배터리를 기본으로 제공하며, 사용 시간은 전원 옵션에 따라 1시간
30분 ~ 2시간 30분 정도다. 3셀 배터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무난한 수준. Eee PC는 6셀 배터리를 기본으로 제공하며, 사용시간은
6~7시간이다. Eee PC의 완승. 물론 3셀 배터리와 6셀 배터리의 비교지만, Wind에 별도 판매되는 6셀 배터리를 장착하면 무게가
늘어나고 추가 지출이 생긴다. 똑같은 무게와 휴대성을 고려하면 Eee PC의 배터리 사용시간은 가장 큰 장점이다.
Wind는
작은 크기에도 일반 노트북과 큰 차이 없는 키보드를 제공한다. 데스크탑을 사용하던 사용자라면 적응이 필요하지만, 기존 노트북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면 쉽게 적응이 가능하다. Eee PC의 키보드는 단점으로 다가온다. 작게 만들기 위해 키보드 역시 작아졌다. 손가락이 굵은 사용자라면
두개의 버튼이 함께 눌리는 일이 있을 정도. 마치 아이리버의 전자사전 키보드 같은 느낌이다. 특히 너무나도 작은 오른쪽 시프트 버튼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터치패드의 경우 Eee PC쪽이 더 크지만 사용성은 비슷한 수준이다. Wind의 경우
터치패드 오른쪽을 스크롤하면 화면이 스크롤되는데, Eee PC는 스크롤이 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Eee PC에는 멀티핑거 기능이 적용돼,
손가락 두개를 이용해 스크롤하면 화면이 스크롤된다. 웹서핑시 기존 방식보다 훨씬 편리했다.
디지털카메라의 화소수가 많아지면서, 고용량 저장매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메모리 카드뿐
아니라 액정화면이 탑재된 하드형 백업장치를 사용하는 아마추어 사진가가 많다. 최근에는 노트북을 이용하는 사용자들도 늘고있다. 촬영지에서
메모리카드가 꽉 차면 바로 백업을 하고, 사진을 감상하며, 간단한 편집 후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웹에 올리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아마추어 사진가를 위한 노트북은 Wind일까?
필자의 선택은 Eee PC다. 가장 큰 이유는 배터리 사용시간. 무려 6시간 이상의
사용시간은 하루정도의 출사에 어댑터를 휴대하지 않아도돼 좋다. 대중교통으로 장거리 이동시 영화와 음악도 즐길 수 있다. 무거운 촬영장비와 함께
가져가려면 작고 가벼운 휴대성이 중요하다. 무게는 동일하다고해도 조금이라도 작은 EeePC쪽에 눈길이 간다.
하지만 하드디스크 용량이 12GB에 불과한 Eee PC에서 사진의 백업은 어쩔것인가? 이
문제는 다나와에서 메모리카드 가격을 검색해보면 해결된다. 지금까지 휴대용 백업장치를 사용했던 이유는 메모리카드의 가격이 비싸서였다. 하지만
최근의 메모리카드 가격은 바닥을 치고 있다. 16GB SDHC카드의 가격이 5만원 전후다. 값비싼 휴대용 백업장치를 사느니, 16GB
SDHC카드 2~3개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기자의 아내는 Wind를 선택했다. 무릎이나 배에 올려놓고 쇼파나 침대에서도 아기를 돌보며
가볍게 웹서핑을 즐길 수 있어 좋다고 한다. 특히 육아정보를 검색하고 인터넷쇼핑을 즐기려면 키보드가 큼직해 타이핑이 좋은 Wind쪽에 눈길이
간다고 했다. 하긴 집안에서만 이동할 것이라 다소 부족한 Wind의 배터리 성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소니의 캠코더나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에 사용되는 메모리스틱을 사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메모리스틱은 DSLR보다는 캠코더와 콤팩트 디카에서 주로 사용된다. (아내가
Wind를 사용하는 사진을 찍으려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노트북은 작고 가벼워 휴대성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아톰 프로세서가 장착된
이 두 제품을 보고 사람들은 '넷북' 혹은 '서브노트북' 이란 별칭을 붙여줬다. 여러가지 작업을 진행하기에 성능이 부족하므로, 가벼운 웹서핑용
노트북이라는 뜻이다.
세상에 '서브노트북'이라니. 집, 사무실, 메인노트북, 서브노트북의 구성이라면 1인당 PC를
4대나 운영해야 한다. 필자는 그 많은 PC에서 각각 자료를 효율적으로 공유 및 정리할 자신이 없다. 이동성이 떨어지는 메인노트북은 사족이며,
욕심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듯한 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Wind와 EeePC가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미니 노트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가격이 비싸거나 성능이 너무나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저렴한 가격에도 부족함 없는 성능과 휴대성을 자랑하는 Wind와 Eee PC.
대박의 조짐이 느껴진다.
글,사진,편집다나와 유재석 기자 / heyju@danawa.com
기자블로그 : http://blog.danawa.com/js_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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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미니 노트북 ‘Eee PC’와
‘WIND’를 테스트 할 기회가 생겼다. 일명 넷북이라 불리는 ‘Eee PC’와 ‘WIND’는 아톰프로세스를 사용하여 저전력, 저발열, 가벼운
무게, 세련된 디자인으로 무장하여 소비자의 ‘뽐뿌’ 욕구를 불러오고 있다. 그렇다면 ‘Eee PC’와 ‘WIND’의 게임 성능은 어떨까? 필자는
게임담당인 만큼 넷북의 게임성능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가져왔다. 게임을 위한 제품은 아니지만 3D 처리 능력도 있고 프로세서 성능도 아주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게임을 통해 두 넷북의 성능과 특성을 알아봤다. 앞서 강조하지만 3D 게임용으로 넷북을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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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e PC’와 ‘WIND’의 3DMARK 06의 점수는 그래프와 같다. 넷북은 게임을 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픽
성능이 높지 않다. 3D MARK 06 결과를 보면 ‘Eee PC’보다 ‘WIND’의 그래픽 성능이 약간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픽
성능의 차이라기 보다는 하드디스크와 SSD의 특성이 영향을 끼쳤다.
온라인 게임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 게임을 설치하면서 ‘Eee
PC’와 ‘WIND’의 저장공간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Eee PC’의 경우 C드라이브의 용량이 4GB로 윈도 설치만으로 버겁기 때문에
8GB의 D드라이브에 깔아야 한다. 하지만 D드라이브는 MLC 방식의 SSD로 속도가 비교적 느려서 게임을 설치하고 실행하는데 다소
느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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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테스트는 ‘카트라이더’를 비롯해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라그나로크’와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 서든어택 등 총 7가지 게임을 돌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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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테스트 결과는 이러하다. 그래프 결과 순위대로 설명하자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는 ‘Eee PC’의 저장 공간의
부족으로 설치를 할 수 없었다. 게임 설치 용량이 8GB를 넘어서다. WIND에서 돌린 WOW는 평균 13프레임 수준이었지만 복잡하지 않은
곳에서는 제법 할 만한 성능을 보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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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는 꽤 높은 프레임 성능 결과를 나타냈다. 그래프는 초반 초보훈련장에서 돌린 값이고 복잡한 마을이나 던전에 가면 조금
낮아지지만 게임을 즐기기에는 쾌적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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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 게임 ‘서든어택’은 게임을 즐기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의 프레임을 보여줬다. 플레이어 숫자에 따라 프레임 속도가 차이가 났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빠른 속도의 FPS 게임을 하기에 충분한 성능이다. 반면 마비노기는 제대로 게임을 하기 어려울 만큼 프레임이
떨어졌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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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앤 파이터’는 2D게임인 만큼 매끄러운 프레임을 보여주었다. 그래픽보다 CPU 성능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두 제품 모두 충분한
성능을 낸다. ‘카운터스트라이크’와 ‘카트라이더’는 거의 같은 프레임의 성능을 보여줬다. ‘카트라이더’의 경우 아이템전과 스피드전을 테스트해
프레임을 측정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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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테스트 하면서 ‘WIND’ 미니노트북은 ‘카트라이더’와 ‘카운터스트라이크’에 문제점이 나타났다. ‘카트라이더’ 경우 우측 드리프트시
Shift키가 동시에 입력이 되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하였고,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은 메뉴 페이지에서 제대로 된 해상도를 뿌려주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 그래픽 드라이버 최신버전을 설치해도 해결할 수
없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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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e PC’냐 ‘WIND’냐 그것이
문제로다. | |
1주일의 짧은 테스트 기간이었지만 ‘Eee PC’와 ‘WIND’의 성능에 대해 많은걸 알 수 있었다.
게임용으로 만든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게임을 돌린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의외로 높은 성능을 요구하지 않는 게임들은 수월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Eee PC’의 경우 적은 하드용량은 게임을 즐기는데 제약을 받았고, ‘WIND’의 경우 드라이버의 문제인지
카스 온라인에서 메뉴 화면이 짤리는 문제점도 있었다.
두 제품 선택에 있어 게임 성능으로 따져 본다면 ‘WIND’를 뽑고 싶다.
게임 설치와 실행 시 속도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성능 차이가 미비하고, ‘넷북’을 게임용 노트북으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휴대성을 본다면 6셀 배터리로 7시간 사용이 가능한 ‘Eee PC’도 무시할 수 없다. SSD의 한계를 벗어난 Eee PC 1000H와 배터리의
아쉬움을 씻어낼 WIND의 6셀 배터리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네 가지 선택의 갈림길에서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고나
할까? |
글/ 정보콘텐츠팀 박철현 기자 pch@danawa.com 편집/ 정보콘텐츠팀
신성철 multic00@danawa.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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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노트북'에 대해 리뷰를 하라는 거다. '신이 내린 손(?)', 나 진향희는 전자제품만
만졌다 하면 고장내기 일쑤. 하물며 노트북에 대해 별 욕심이 없는 내게 새 노트북을 2대나 맡기면서 '쌩쑈'를 하라니, 그것도 "라면받침으로는
절대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농섞인 혐박까지 하면서… 그러나 어쩌랴. 팀내에서 여자가 나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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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땅바닥에 끌릴 듯
빅백이 유행하더니 클러치백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지금은 루이비통 '스피디'와 '네버풀'이 거리를 휩쓸고 있다. 여자에게 가방이란 패션의
자존심이다. 카드 10개월 할부로 화끈하게 긁은 폼나는 가방 옆에 씨꺼먼 노트북 가방을 따로 드는 것은 '스타일'을 생각하는 여성들에겐 '피해야
할' 일 중 하나다. 그런데 이 미니노트북들은 무게가 1kg에 불과하니 핸드백처럼 들고다녀도 손색이 없고, 웬만한 크기의 가방 안에도 쏙
들어간다 . 직장인이라면 사내 회의시간에, 대학생이라면 강의시간에 부담없이 들고다니며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아수스
Eee PC 901(8.9인치)은 미니스커트 위나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사용해도 좋을 만큼 슬림하고 가볍다. MSI WIND(10인치) 역시
아수스 모델보다는 사이즈가 조금 크지만 무게면에서는 뒤질 게 없다. 오히려 더 가벼운 느낌이랄까.
비가 올듯 말듯한 날, 우산을
챙겨나가는 것조차 거추장스러워하는 내게 이 두 미니노트북은 만만하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모두 앙증맞고 탐나지만, 핸드백이나 다이어리처럼
들고다니기엔 아수스 노트북이 더 스타일리시했다. 아래 사진은 아수스 Eee PC 901을 가뿐하게 들고 외출하려는 모습. (적지 않은 나이와
노메이크업임을 감안해줄 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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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시에도 부담없이 가지고 다닐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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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 들고 다녀도 어색하지
않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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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위에 얹고 걸어가면서 사용해도 불편하지
않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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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발로 뛰어야 하는
기자들이나 포토그래퍼, 영업사원 같이 외부 활동이 잦은 사용자들에게는 충격에 안전한 SSD를 탑재한 Eee PC가 더 적합한 제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1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결혼박람회' 취재 때는 아수스 모델을 들고갔는데 마치 PMP 하나를 챙겨가는 것처럼 거추장스럽지
않았다.
과거 연예부 기자로 하루 4~5건을 뛰던 시절, 무겁고 칙칙한 IBM 노트북을 낑낑 거리며 매고 다녔던 기억이
떠올랐다. (노트북을 늘 들고다닌 어깨는 조금 내려간 상황. 척추교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재빨리 이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미니노트북의
'탄생'을 현장인생 10년인 동료후배기자들에게 알렸다. 물론 아수스 Eee PC로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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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다이어리 대신 Eee PC 901와 WIND를 이용해 회의내용을 기록하는
모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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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요금 줄이고, 미니노트북으로
대화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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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수다'를
좋아한다. 보행 중에도, 이동 중에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여성들이 꽤 많다. 여자들에게 '수다'는 '스트레스 해방구'이며 엔돌핀
창고다. 고백컨대, 나 역시 전화통화를 매우 좋아한다. 퇴근 길, 공허함이 절정을 달릴 때 습관처럼 핸드폰 통화버튼을 누르곤 한다. 미니노트북과
함께 하면서부터는 핸드폰 통화가 확실히 줄었다. 다음 날 핸드폰요금 고지서가 기대되는 요즘이다. 퇴근 길에도 메신저를 이용해 대화를 계속 할 수
있고, 인근 언니네 집에 '마실' 갔다가도 친구와 3자 대화가 가능했다. 특히 평소 사고 싶었던 가방에 대한 '토크'를 사진을 함께 보면서
비교분석해 볼 수 있어 유용했다. 앞으로는 내장된 웹캠과 무선 랜으로 MSN 화상통신도 해 볼 생각이다.
또, 지난 주말에는 후배를
서울 마포 상암동 CGV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후배는 40분 뒤에서야 얼굴을 보였다. 이날 자랑도 할겸 가지고 나간 미니노트북이 얼마나
요긴하게 쓰였던지… 후배를 기다리는 동안 인터넷으로 영화예약을 했고, 생각난 김에 깜빡 잊고 지나쳤던 오피스텔 관리비 계좌이체도 했다. 영화관
내 '뜨레주르' 구석에 자리를 잡고 동영상으로 화제의 영화 '놈놈놈' 예고편도 봤다.
무엇보다 이 PMP같은 노트북들은 무슨
페이지를 열어보는지 옆 사람이 알아보기 힘들다는 게 매력적이다. 모니터 넓이를 비교하면 일반 노트북의 절반 정도니까. 조금 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기분이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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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점도 있다.
미니노트북의 키보드 조작이 불편한 점을 꼽을 수 있다. 프렌치네일을 한 현재의 내 손톱으로는 아수스 제품의 좁은 키보드는 자꾸 에러가 생겼다.
반면, MSI WIND 자판은 데스크탑이나 14인치 노트북 자판과 별 다른 점 없이 편하게 두드릴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미니노트북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작고 불편한 키보드 대신 인체공학적인 키보드 설계로 키 사이 간격을 17.5mm로 설정해 여러 개의 키가 동시에 눌리던 불편을
최소화했단다. 아수스의 Eee PC와 달리 80G의 2.5인치 하드 드라이브가 장착되어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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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단장하고 데이트 길에
나섰는데, 내 모습을 남기고 싶을 때가 있다. 헤어스타일을 바꿨거나 새로 산 귀걸이로 기분전환을 했을 때. 디카나 핸드폰을 꺼내들고 셀카촬영에
푹 빠질 때가 있다. 그러나 공공장소나 오픈된 공간이라면, 주변 눈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자뻑'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Eee PC 901와 MSI WIND는 인터넷 서핑을 즐기다가도 단 몇 초만에 태연하면서도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찍은 사진은 베스트컷만 골라 즉석에서 편집하고 블로그에도 올릴 수 있다. 따로 선을 연결해 사진을 읽을 필요가 없으니 이것이야 말로
'원스톱 포토놀이'다. 두 모델 모두 130만 화소를 지원해서 그런지 사진의 만족도는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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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I WIND로 촬영한 모습(좌), 복사하다 Eee PC 웹캠에 잡힌 노영미
대리(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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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팀 김선혜양의 깜찍한 모습(좌·Eee PC), 양아열군의 학구적인 모습(우·MSI
WIND)>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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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여느 전자제품 쓰듯 만져본 리뷰가 마무리를 향하고 있다. 이쯤에서 원론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내가 만약 노트북을 구입해야 한다면?
별 망설임 없이 아마 '아수스' 제품을 선택할 것이다.
키보드 타이핑에 어려움이 조금 있지만, 새 핸드폰 문자 버튼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크게 문제 될 것 없다. 성능 면에서 두 제품이 비슷한데다 밧데리 지속시간도 6셀 배터리를 갖춘 Eee PC가 만족스럽다.
외부에서 7시간 가까이 노트북을 켜놓아야 할 일은 없겠지만, 언젠가 꺼질까 마음 졸이던 스트레스가 없어 좋다.
어느덧 리뷰를
끝내고… 잠시나마 정들었던 이 노트북들을 노트북 담당인 최호섭 기자에게 강제회수(!)를 당할 생각을 하니, 더구나 밧데리 수명이 고작 1-2시간
밖에 안되는 내 노트북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머리가 '띵' 해지는 게 감기가 더욱 악화되는 느낌이다. 콜록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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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