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립】서다(起); 세우다(建); 이루다(成)
冬【동】겨울; 겨울을 지내다.
24절기 중의 열 아홉 번째 절기이다. 입동(立冬)은 상강(霜降)과 소설(小雪) 사이에 들며, 음력(陰曆) 10월 절기(節氣)로, 태양이 황경(黃經) 225도에 위치한 때이고, 양력(陽曆)으로는 11월 7, 8일 경이다. 이 날부터 '겨울(冬)의 문턱에들어선다(立)' 라는 뜻에서 입동이라 칭한다.
찬서리는 내리고, 집 한쪽 감나무 끝엔 까치밥 만이 남아 홀로 외로운 때가 입동이다. 바야흐로 겨울의 시작이다. 일순간 몰아치는 바람은 짧았던 가을의 끝임을 알리고 , 벌써 긴 겨울이 시작됨을 고한다. 이때 쯤이면 가을걷이도 어느덧 끝나고 바쁜 일손을 털고 한숨 돌리는 시기이다. 농부들은 예히 자연의 변화를 직감하고 기나긴 겨울 채비에 들어간다. 입동은 겨울을 앞두고 한 해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시점이다. 농가에서는 서리 피해를 막고 알이 꽉 찬 배추를 얻기 위해 배추 묶기에 들어가고, 서리에 약한 무는 뽑아 구덩이를 파고 저장하게 된다.
회남자(淮南子)』천문훈(天文訓)에, "추분에서 46일이면 입동(立冬)인데, 초목이 다 죽는다."고 하였다. 바야흐로 겨울의 문턱이요, 시작이다.
월동 동물들은 동면에 들 준비를 하고, 푸르게 자라나던
풀이며 무성하던 나무들은 왕성한 자람을 멈추고 잎을
떨군 채 겨울의 채비에 들어가는 것이다. 나무들이 잎을
떨구는 것은 긴 겨울을 대비해 영양분의 소모를 적게
하기 위함이다.
이맘 때면 수확을 끝낸 들판에선 소들의 중요한 겨울먹이인 볏짚을 모은다. 모든 볏짚은 농가 마당에 보기 좋게 쌓아 두기도 하고 ,논배미에 단촐히 모아두기도 한다. 요즘은 볏짚 모으기도 기계화가 되어 논마다 포장하듯이 묶어놓은 볏짚 뭉치들을 볼 수 있다. 농가의 큰 일꾼이자 초식동물인 소에게 볏짚같은 풀사료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먹이인 것이다. 입동은 천지만물이 양에서 음으로 변하는 시기이다. 이제 길고 고통스러운 겨울의 시작인 셈이다.
경남 여러 섬에서는 입동에 갈가마귀가 날아온다 하고, 밀양 지방에서는 갈가마귀의 흰 뱃바닥이 보이면 목화가 잘 될 것이라고 믿었다. 제주도에서는 입동날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 해 바람이 지독하게 분다고 점을 쳤다.
고사 [告祀] : 가족의 평안과 재앙 퇴치를 빌고 풍년과 가호를 기원하여 음력 시월 상달에 가신(家神)에게 지내는 제사.
이
시기에는고사 지내는 것이 상례이었다.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쪄서 토광, 터줏간지,
씨나락섬 등에 고사를 지냈으며, 외양간에도
고사를 지낸 후, 농사에 애쓴 소에게도 가져다 주며,
이웃집과도 나누어 먹었는데, 이러한 고사 행위는
한해의 노고와 집안이 무사하였음을 감사드리느 동시에
이웃과의 일체감도 다지는 훌륭한 계기가 되었다.
제주(祭主)는 주부가 되며, 미리 몸을 깨끗이 하고 고삿날에는 다른 사람의 출입을 금하며, 문에 소나무 가지를 꽂아 새끼를 치고 문 앞에 흙을 뿌린다. 주로 시루떡 6시루를 찌는데 조상신 ·터주신 ·성주신 ·조왕신 ·삼신신 ·잡신 등 6신을 위한 것이다. 상도 떡시루 ·정화수 ·나물 ·과일 등으로 여섯 상을 차린다.
조상신의 상(床)은 집 주인이 거처하는 방에, 터주신의 상은 마당 한복판에, 성주신의 상은 대청에, 조왕신의 상은 부엌에, 삼신신의 상은 주부가 거처하는 방에 각각 차린다. 주부가 비는 것이 상례이나 무당을 부르기도 한다.
주부는 목욕재계 후에 옷을 깨끗이 입고 절을 4배(拜)씩 하며, 두 손을 머리 위에 모아 손바닥을 비비며 소원을 빈다. 고사를 지낸 뒤에는 신령에게 올린 술 ·떡 ·과일 등을 가족 ·친지나 주위 사람들과 나누어 먹고 덕담과 행운을 비는 말을 교환한다.
지방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호남 일대에서는 햇곡식이
익으면 쌀 1되 가량 될 만큼 벼를 베어 짚째로 실로 매어
방문 앞에 달아 놓고 절을 하기도 하며, 음식을 마련해서
고사를 지내기도 한다. 또 햇벼를 베어다가 선영에 제사를
지내고 쪄 말려서, 샘 ·당산 ·마당 ·곡간 등에 받쳐 놓기도
하는데 이것을 ‘올개심리(올이심리)’라고 한다.
조왕신 [王神] : 부엌을 맡고 있다는 신.
조신(神)·조왕각시·조왕대신·부뚜막신이라고도
한다. 본질적으로는 화신(火神)인 조왕신은 성격상 부엌의
존재가 되었고, 가신(家神) 신앙에서도 처음부터 부녀자들의
전유물이었다. 부인들은 아궁이에
불을 때면서 나쁜 말을 하지 않고 부뚜막에
걸터앉거나 발을 디디는 것은 금기 사항이었으며, 항상
깨끗하게 하고 부뚜막
벽에는 제비집 모양의 대(臺)를 흙으로 붙여 만들고 그 위에
조왕중발(조왕보시기)을 올려 놓는다. 주부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샘에 가서 깨끗한 물을 길어다 조왕물을 중발에
떠 올리고, 가운(家運)이 일어나도록 기원하며 절을 한다.
명절 때 차례를
지내거나 집안의 치성(致誠)굿을 할 때는 성주에게 하듯이
조왕신에게도 조왕상을 차려놓는데 대개 목판에 간단히
차려서 부뚜막에
올려 놓았다. 조왕신의 풍습은 한국 전역에 퍼져 있으나,
남부와 충청도에서 비교적 잘 발달하였다.
치계미(雉鷄米)
또한 옛날 향약(鄕約을 보면 춘추(春秋)로 양로 잔치를 베풀었는데, 특히 입동(立冬), 동지(冬至), 제석(除夕)날에 일정 연령이상의 노인들에게는 치계미(雉鷄米)라 하여 선물을 드리는 관례가 보편화 돼 있었다. 비단, 논 한 뙈기나 밭 한 뙈기 없는 가난한 집일 지라도 일년에 한 번은 마을 노인들을 위해 응분의 출연(出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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