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형 쏘렌토는 기존 섀시 구조인 프레임에서 벗어나 최근 추세를 따라 모노코크 구조로의 변화를 꾀했다. 엔진은 한층 성능을 높이고 연비는 낮추면서 유로5 규격까지 만족하는 2.2 디젤 R엔진을 탑재했고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점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시승을 위해 마련된 3대의 쏘렌토R은 양산 최종 단계에서 품질 체크를 위한 M단계 차량. 따라서 시판되는 차량과 완전히 동일한 모델이다. 본격적인 양산은 이번주부터 시작된다.
이날 준비된 모델은 2.2L 신형 디젤 엔진을 장착한 R엔진 탑재 차량이다. 모두 LIMITED 프리미엄 AWD 모델로 평상시 앞바퀴 굴림 위주로 구동하다가 노면이나 주행 상황에 따라 후륜에 구동력을 배분하는 모델이다. 기존 쏘렌토는 파트타임 4륜 구동 방식으로 평소 후륜으로 주행을 하다가 4륜으로 전환할 때 앞뒤로 구동력을 배분하는 방식이었다.
비교 시승을 위해 참가한 선수는 르노삼성의 QM5. 2.0L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로 출력은 다소 차이가 나지만(쏘렌토R 200마력, QM5 150마력) 파노라마 글래스 선루프 같은 편의 장치를 비교하기 위해서다.
에코 드라이브 기능을 공통적으로 적용해 연비 운전을 도모했고 통행료 징수 시스템인 ETCS는 룸미러에 내장했다. 3단계로 조절되는 통풍시트는 운전석만 제공되기 때문에 약간 아쉽지만 USB나 IPOD 단자 등의 편의사양은 기본 제공한다.
쏘렌토R에 장착된 파노라마 글래스 선루프 개방감이 뛰어난 편. 1, 2열에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틸팅과 개방이 되는건 1열에 있는 선루프 뿐이다. 햇빛 가리개는 외부의 빛을 차단하기 좋지만 천 재질이라 열기까지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햇빛 가리개는 지붕 위에서 내리쬐는 빛을 차단하기 위함도 있지만 동시에 복사열도 막는 목적이 있다. 완전하게 빛을 가리는게 목적이었다면 보다 두꺼운 재질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이 번 시승회에 참석하면서 쏘렌토R의 전체 엔진 라인업을 체험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2.7 LPI와 2.4 가솔린 엔진을 얹은 모델은 준비되지 않았다. 사실 2.7LPI와 2.4 가솔린 엔진은 이미 현대/기아 계열사 중대형 세단에서 사용중인 파워트레인이므로 기아차 입장에서는 신형 디젤 2.2L R엔진 위주의 평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쏘렌토R은 구형 모델과 비교해 섀시, 파워트레인 말고도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일단 전 트림에 VDC를 적용해 주행 안정성을 도모했고 바뀐 섀시에 알맞게 서스펜션을 전륜 맥퍼슨스트럿, 후륜 멀티링크를 적용했다. 그밖에 2열시트 열선을 적용하고 3열 시트를 폴딩시 골프백/보스턴백이 4개씩 적재 가능할 정도로 수납 공간을 늘렸다.
모노코크 섀시로 변한 이유는 최신 SUV 트렌드가 오프로드에서 도심형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 온로드 주행이 많아지다 보니 강한 섀시보다는 승차감과 연비를 잡기 위해 부드럽고 가볍운 섀시의 필요하다. 지상고 역시 기존 쏘렌토 대비 32mm를 낮춰 보다 오프로드 지향의 SUV보다 스포티한 외모를 지녔다.
HAC(경사로밀림방지)와 DBC(경사로저속주행)를 경사로 정차시 2초간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주고 내리막에서는 서행 운행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편의장치도 제공된다.
화성공장 내부에 위치한 시험 주행로로 나가 본격적으로 200마력 44.5kg·m의 성능을 체험했다.
일단 가속 성능을 가늠해보기 위해 스텝트로닉 모드로 기어레버를 옮긴 후 정지상태에서 급출발을 해 봤다. 약간의 슬립이 순간적으로 나지만 금새 접지력을 찾고 앞으로 튀어 나간다. 기어는 4천rpm에서 자동 변속이 되며 제로백은 스톱워치를 통해 재 본 결과 10초 초반을 기록했다.
시승 구간상 최고속을 재 보긴 어려웠고 담당자에 따르면 190km/h에 속도 제한이 걸린다고 한다.
준중형 세단에서 200마력은 엄청난 수치지만 쏘렌토R에서의 200마력 엔진은 펀치력 보다는 경쾌한 몸놀림에 중점을 뒀다. 초반 토크는 가뿐한 거동을 보여주지만 1.8톤이 넘는 거구는 차 안에 탄 사람을 롤러코스터처럼 강력하게 몰아 붙이지는 못했다.
쏘렌토R에 기본 적용되는 6단 자동 변속기는 파워텍 제품으로 그랜저 TG에 적용된 것과 동일하며 약간의 문제점을 수정하고 대응 토크를 높여 디젤 엔진용으로 개선한 모델이다.
사양표에 있는 출력보다 체감 출력이 낮게 느껴지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기본으로 적용되는 6단 자동변속기다. 최근 자동차 제조사에서 기어 단수를 경쟁적으로 올리는 이유는 가속보다는 연비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기어 단수를 늘려 영역별로 촘촘하게 대응 속도를 쪼개면 엔진에 부담이 적게 걸려 연비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기어 단수마다 가속할 수 있는 구간이 짧아져 상대적으로 토크감은 떨어진다.
물론 쏘렌토R은 발진가속에 중점을 둔 차량이 아니므로 가속성 위주에 세팅은 염두해두지 않았을 것. 가속력이나 최고속을 보다 높이려고 했으면 연비를 포기해야 한다.
실제로 쏘렌토R 2WD 모델의 연비는 리터당 14.1km. AWD 모델도 13.2km에 이른다. 모노코크 프레임으로 감량하면서 R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의 체질개선을 통해 성능과 연비 문제에서 타협을 봤다고 보는게 맞다.
전 트림에 적용된 VDC는 상당히 효과적이다. 조금 빠른 속도로 진입해 원선회를 급격하게 시도해도 타이어에서는 짧은 스키드음만 들릴 뿐 차가 향하는 방향은 일정하다. 자칫 차선을 이탈하더라도 금새 자세를 잡는다. 대신 바퀴가 미끌어지면서 VDC가 개입하는 상황을 운전자가 알아채기 어렵다. 계기판 클러스터에 내장된 VDC 작동 경고등이 너무 낮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둔한(?) 운전자는 이런 상황을 모르고 계속 몰아붙일 수도 있겠다. 렉서스처럼 경고음을 발생시키거나 경고등 위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기 아차는 '준대형 SUV'라는 신조어를 만들어가면서 '베라크루즈>쏘렌토R>싼타페'의 포지셔닝을 구축하려고 한다. 기존 모델과 충돌을 최대한 피하고 상생할 수 있는 지름길이겠지만 베라크루즈와 싼타페의 간극을 메우기엔 쏘렌토R의 입지가 너무좁다.
분명한 건 쏘렌토R은 기존 모델에 비해 운전하기 쉽고, 빨라졌으며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다. 하지만 가격적인 부분은 형에 해당하는 모하비와 갈등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비슷한 급의 현대차 베라크루즈 사이에서 갈등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기존 쏘렌토의 특성인 프레임 섀시, 후륜 구동의 특징이 없어진 만큼 이런 매력을 찾는 이에게는 모하비가 매력적으로 다가 올테고 가격을 고려하면 베라크루즈가 눈에 밟히기 십상이다.
물론 정숙성이나 편의사항, 연비를 고려한다면 쏘렌토R 2.2 디젤이 답이겠지만. 자사 모델과 갈등을 일으키게 만드는건 자칫 정체성을 흐트릴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그 중심에 쏘렌토R이 있다.
다나와 정보팀 김재희 wasabi@danawa.com
이상 출처 = 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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