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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배우기 : 생활지식

복날, 삼복(三伏) -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 - 탁족(濯足), 삼계탕, 개장국, 삼복더위

by 3sun 2008. 7. 19.
【삼】셋
【복】엎드리다; 숨다; 숨기다; 굴복하다; 길
【초】처음(시초 시작 근본 어릴 때 이전 처음으로)
【중】가운데; 안
【말】끝; 꼭대기; 사지; 장사; 말세; 가루; 천하다; 늙다


1. 삼복(三伏)

  삼복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들어 있는 속절(俗節)이다.

 - 하지 후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初伏), 복() 또는 경()은 더운 시기를 나타내는 말이다. 대략 7월 11일부터 7월 19일 사이에 온다. 이 시기는 소서()와 대서() 사이가 되므로 더위가 본격적으로 오는 시기이다.

 - 넷째 경일(庚日)을 중복(中伏), 하지 후 제3경일을 초복, 입추 후 제1경일을 말복이라고 한다. 중복과 말복 사이는 대개 10일 간격이지만, 20일을 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를 월복()이라 한다.

 - 입추 후 첫 경일(庚日)을 말복(末伏)이라 하여, 이를 삼복(三伏) 혹은 삼경일(三庚日)이라 한다.


  복중(伏中)에는 대개 더위를 피하여 주식(酒食)을 가지고 물 가, 또는 산간 폭포수 있는 데에 가서 잔을 주고 받으며, 더위를 보내기도 하며,「탁족(濯足)」이라 하여 산간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서 하루의 더위를 잊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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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이경윤(李慶胤) : 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

 조선 말기까지의 풍속에, 궁중에서 서울에 있는 고관들에게 또는 각 관아(官衙)에 얼음을 나눠 주었다. 나무로 얼음표를 만들어 발행(發行)했는데, 이 표를 가지고 장빙고(藏氷庫)에 가서 얼음을 타가게 하였던 것이다.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린다. 그러나 해에 따라서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월복(越伏)이라고 한다. 복(伏)의 어원에 대해서는 신빙할 만한 설이 없다. 다만 최남선의《조선상식(朝鮮常識)》에 의하면 '서기제복(暑氣制伏)'이라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2. 삼복의 유래

  복은 원래 중국의 속절로 진(秦)·한(漢) 이래 매우 숭상된 듯 하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동국 세시기》의 기록에 의하면, "<사기(史記)》에 이르기를 진덕공(秦德公) 2년에 처음으로 삼복제사를 지냈는데, 성 4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蟲災)를 방지했다고 하였다.>"라는 내용이 전한다. 이로보아 삼복은 중국에서 유래된 속절로 추측된다.


3. 삼복의 풍속

  삼복은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으로 이를 '삼복더위'라 한다. 복중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아이들과 부녀자들은 여름 과일을 즐기고, 어른들은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산간계곡으로 들어가 탁족(濯足)을 하면서 하루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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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으로 해안지방에서는 바닷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면서 더위를 이겨내기도 한다.

  복날과 관계 있는 풍속(風俗)으로 '복날에 시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는 것이 있다. 이러한 속신 때문에 복날에는 아무리 더워도 목욕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초복에 목욕을 하였다면 중복과 말복 날에도 목욕을 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복날마다 목욕을 해야만 몸이 여위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초복과 중복, 그리고 말복에 걸친 삼복더위를 이겨내는 시절음식으로 개장국이 있다. 개장국은 더위로 인해 허약해진 기력을 충전시켜 준다. 허준이 저술한《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온(溫)하게 하고, 양도(陽道)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킨다."는 기록이 있어 개고기의 효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외에도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먹는 풍속은 여러 세시기(歲時記)에도 나타난다. 이들 기록은 개고기의 효능과 복중에 개장국을 절식(節食)으로 즐기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의하면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조양(助陽)한다."는 기록이 있고, 또《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개장국을 먹으면서 땀을 내면 더위를 물리쳐 보허(補虛)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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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는 황구(黃狗)의 고기가 사람을 보한다고 하여, 황구를 일등품으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문헌을 통해서 볼 때, 개장국은 우리 민족이 건강식으로 널리 즐겼음을 알 수 있다. 개고기 요리법에 관한 기록은 조선시대 조리서에 나타난다. 조선시대 조리서에는 개고기 요리의 종류와 원리를 다양하게 기록하고 있다. 예컨대《규곤시의방(閨 是議方)》에는 개장·개장국누르미·개장고지누르미·개장찜·누런 개 삶는 법, 개장 고는 법 등 전통 요리법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또《부인필지(婦人必知)》에 의하면 "개고기는 피를 씻으면 개 냄새가 나고, 피가 사람에게 유익하니 버릴 것이 아니라 개 잡을 때 피를 그릇에 받아 고기국에 넣어 차조기잎을 뜯어 넣고 고면 개 냄새가 나지 않는다."라는 기록이 있다.

  우리 민족이 개장국을 건강식으로 널리 즐겼음은 분명하나 지방에 따라서 개고기를 먹으면 재수가 없다고 하여 금하기도 하였다. 또 특정 종교의 세계관에 의해 개고기를 식용으로 하는 것을 금기시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개장국을 대신하여 삼계탕을 즐기기도 한다. 삼계탕은 햇병아리를 잡아 인삼과 대추, 찹쌀 등을 넣고 고은 것으로써 원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하여 초복에서 말복까지 먹는 풍속이 있다. 팥죽은 벽사의 효험을 가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더운 복 중에 악귀를 쫓고 무병하려는 데에서 나온 풍습이다.